[UBS 뉴스특보] 본교 학부생 사칭 및 연쇄 연락 사건, 반복되지 않도록 대응과 노력 필요해

<앵커>
중앙인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UBS 뉴스 특봅니다.
 
신원 미상자의 사칭 및 문자 협박. 이는 다른 곳이 아닌 바로 본교에서 얼마 전 발생한 사건입니다. 심지어 이번 일이 처음이 아니라고 하는데요. 본 사건의 실태와 더불어 예방 방안에 대해 이소영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5월 18일 새벽. 문헌정보학과 20여 명의 학우가 동일한 번호로 한 통의 문자를 받았습니다. 교육학과 제보에 따르면, A 학우가 문헌정보학과와 다른 번호의 신원 미상자로부터 문자를 받았습니다. 연락 패턴은 동일했습니다. 신원 미상의 상대는 문자에 답장한 일부 학우에게는 전화를 거는 등, 추가적인 행동을 보였습니다.

(박믿음/문헌정보학과): 5월 18일 새벽 6시쯤에 모르는 연락처로 ‘제 이름?’라는 문자가 왔어요. 제가 아는 사람일까 싶어서 저는 누구냐고 답문을 보내고 기다리고 있었는데 과 동기랑 이야기하는 도중에 답장이 왔고, 그분은 자신의 연락처에 제 번호가 저장되어 있어서 아는 사람일까 해서 연락을 했다고 답변이 왔습니다. 그래서 저도 ‘저 000 맞습니다.’라고 답장을 보냈는데 잠시 뒤에 전화가 왔어요. 자신을 ‘중앙대 교육학과 14학번 이지석’이라고 소개를 했고, 자신을 아냐고 묻더라고요. 저는 모른다고 대답을 했는데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가면서 ‘자신을 떠올려라’ 이런 식으로 말을 이어나가려는 듯 보였습니다. 우리 학과 대부분 여자 동기들한테 이런 연락이 똑같이 왔다는 걸 알게 됐고, 다만 이제 자신을 다른 학과, 다른 학번, 다른 이름으로 소개를 했더라고요.

해당 사건은 올해 처음 발생한 사건이 아닙니다. 지난 2018년, 교육학과는 JS라는 이름으로 활동한 신원 미상의 인물이 교육학과생을 사칭해 악의적인 연락을 시도하므로, 해당 사건을 주의하라는 공지문을 게시했습니다. 이에 대해 교육학과를 취재하던 중, 다른 제보자가 있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제보자 역시 5월 18일에 연락을 받았으며, 연락 과정에서 학교생활을 어렵게 만들겠다는 협박성 짙은 발언을 듣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교육학과 학생회 ‘틔움’은 유사 사건에 관해 다시 한번 공지했습니다.

중앙대 이외에도 연세대학교, 홍익대학교, 대구대학교 등 동일 수법의 유사 사건들은 지금까지 여러 차례 발생했습니다. 거듭 반복되는 사건에, 과연 2018년과 올해 일어난 모든 사건이 동일범의 소행인지, 모방 사건인지 확인하고자 자료를 수집하던 중 두 개의 목소리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원본 음성은 상당히 차이가 있으나, 음성변조를 고려하여 높이를 조정해봤을 때 두 목소리는 꽤 유사하게 들립니다.

지난 2018년 ‘JS’ 신원미상자 그리고 5월 18일 발생한 사건과 관련해 입수한 전화번호만 벌써 2개. 모방 사건의 위험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위험성 예측과 학우의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형사처벌은 어려운 상황입니다.

(김성천 /중앙대 법학대학원 교수):문제는 있는데, 처벌하기가 곤란하다는 거죠. 문제 되는 모든 행위를 다 형사처벌 하는 게 아니잖아요? 형사처벌을 하는 행위도 있고 안 하는 행위도 있는데, 위험하다고 느끼잖아요, 지금? ‘얘는 좀 위험하다.’. 위험하니까 조심하라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데, ‘얘를 잡아다 처벌하자.’. 이거는 처벌할 수 있는 근거가 없어서...

형사 처벌이 불가한 상황에서 신원 미상자가 연락한 학우는 ‘여학우’뿐이었다는 점, 연락에 반응할수록 끈질기게 연락을 이어갔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해당 사건이 언제 어떻게 위협적인 범죄로 이어질지 모르기에 많은 학우가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에 대해 중앙대 법학대학원 김성천 교수는 ‘지금까지 사건을 취합해봤을 때 피해자의 반응이 있을수록 연락이 집요하므로, 아무 반응 없이 차단하고 신원 미상자와의 접촉을 피할 것을 권장’했습니다. 또한 유사 피해를 볼 경우, 혼자 해결하기보다는 학내 커뮤니티 혹은 '인권센터'를 통해 사실을 공유해 또 다른 피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전했습니다. 전화번호와 이름이 동시에 유출된 경로를 확실히 단정할 수는 없으나, ‘학과 카페 새내기 가입 인사 게시판’ 등을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이에 학생회는 카페 운영 등 학우의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공간의 보안성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박믿음/문헌정보학과): 사실 이를 처벌할 수는 없지만, 이번 제보를 통해서 공론화를 시켜서 많은 분이 이걸 알고 또 유사한 연락이 오면 신경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더불어 이런 사건도 사회에서 관심을 두고 처벌할 수 있는 제도가 생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아직 개인정보 유출, 학부생 사칭의 작은 거짓말 수준이기에 단순 조치만을 취할 수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더 위협적인 범죄로 변할지 모르기에 학우 개인, 학생대표 그리고 대학 본부 모두가 경각심을 갖고 안심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할 것입니다.

UBS 이소영입니다.

<앵커>
늦은 새벽, 누구인지 알 수 없는 사람으로부터의 반복된 연락은 결코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서로 간의 접근이 용이해진 만큼 편리해졌지만, 우리의 인권 보호를 놓쳐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상으로 UBS 뉴스 특보를 마칩니다. 시청해주신 여러분 고맙습니다.

여기는 의와 참의 소리, 중앙대학교 방송국입니다.
UBS

(취재: 박채림, 이소영 / 진행: 주수빈 / 촬영: 김민진, 이신영 / 음향: 김소정 / 편집: 최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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